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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야기 상식]

[서프라이즈]한국 토종견, 동경개(동경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견하면 떠오르는 삼총사 진돗개, 삽살개, 풍산개.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개가 있었다. 그서은 바로 ‘동경개’였다. 2005년 경주 서라벌대학에 재직 중이던 ‘최석규’교수, 그는 경주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열람하다가 우연히 놀라운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바로 개 모양의 33점의 토우로 그 중에서 약 50%는 꼬리가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호기심이 생긴 ‘최석규’교수는 조사에 들어간다. 조사결과 이 개가 신라시대 때부터 우리나라에 있었던 토종개 ‘동경개’임을 밝혀낸다.

(출처 - MBC 신비한TV서프라이즈)

우람한 체구와 잘 발달된 근육, 44~49cm의 키와 49~52cm의 길이 그리고 14~18kg의 몸무게를 가진 중형견으로 겉으로 보기엔 별로 독특할 것 없는 ‘동경개’는 놀라운 사실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선천적으로 꼬리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개의 꼬리는 견종에 따라 형태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꼬리가 없는 개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만약꼬리가 없는 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개들은 열성 유전병 증세를 보여 비정상적인 개로 분류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동경개’는 대부분이 꼬리가 없음에도 그 어떤 병적 증상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매우 희귀한 사례였다.

(출처 - MBC 신비한TV서프라이즈)

‘동경개’에 대한 기록이 담긴 최초의 문헌은 조선 현종 10년에 출간된 ‘동경잡기’로 동경에 살고 있는 꼬리 짧은 개를 ‘동경구’라 부른다고 수록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동경’은 고려시대 삼경 중 하나였던 현대의 경주를 말한다. 즉 ‘동경개’라는 명칭은 경주의 옛 지명에서 유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동경개’의 명칭에 대한 설명이 최초로 수록된 ‘동경잡기’ 외에도 ‘동경개’에 대한 기록은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동경개’라 명명하지는 않았지만 삼국사기 제28권 ‘백제 본기’에서도 꼬리 짧은 개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는 ‘동경개’가 오랜 세월 우리나라에 살아온 토종견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문헌들을 종합하면 ‘동경개’는 후각이 매우 발달했고 민첩성이 뛰어나며 영특하고 용맹스러운 기질을 가졌지만 사람에게는 온순하며 특히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남달랐다고 한다. 이는 ‘증보문헌비보’에 나오는 ‘동경개’에의 남다른 기질에 대한 실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경주에 살던 한 선비가 과거를 보기 위해 ‘동경개’와 함께 한양으로 가던 중 ‘문경새재’에서 병으로 쓰러져 죽고 만다. 그러자 ‘동경개’는 쉬지 않고 집으로 달려가 주인의 아들을 주인이 죽은 곳으로 잡아끌어 안내했다고 한다. 그리고 난 뒤 갑자기 주인 옆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경주에서 문경새재까지 먼 거리를 쉬지도 않고 달린 탓에 기력이 다해버린 것이다. 결국 아들은 아버지와 ‘동경개’를 함께 묻어주었고 후에 무덤의 사연을 들은 사람들은 동경개의 이 같은 충성심과 영특함에 감복했다고 한다. 이렇게 옛날부터 영특하고 충성스러워 선조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동경개’,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에게 천대를 받기 시작한다.

(출처 - MBC 신비한TV서프라이즈)

그 이유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 때문이었는데, ‘동경개’가 일본의 ‘고마이누’를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왕가나 신사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동물조각상 ‘고마이누’(‘고마이누’는 액운을 쫓기 위해 신사 앞에 놓는 상서로운 짐승)는 예부터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에 일본은 한반도 전역에 분포돼 있는 ‘동경개’와 ‘삽살개’ 등 한국에 토종개들이 ‘고마이누’를 닮았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이를 참을 수 없어 ‘동경개’들을 죽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기다가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이용하기 위해 총독부 산하 ‘조선원피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견피를 연간 10만 장에서 50만 장까지 수집하는 바람에 토종견들의 개체수는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출처 - MBC 신비한TV서프라이즈)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제의 토종개 말살 정책의 영향으로 ‘동경개’는 꼬리가 없어 재수가 없는 개로 인식되었고 이런 잘못된 인식으로 사람들은 해방 이후에도 계속해서 ‘동경개’를 멀리했다. 그리고 급기야는 잡아먹히기 까지 하는 등 ‘동경개’는 멸종되기 일보직전이 된다. 그런데 이때 멸종의 위기에 다다른 ‘동경개’에게 희망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동경개’를 살리자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동경이보존연구소’가 설립된 것이다. ‘동경이보존연구소’는 ‘동경개’를 보존하고 개체수를 늘리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 역시 2008년 6월 경주개 ‘동경이’ 선포식을 시작으로 2009년 8월 경주 양동마을을 ‘동경개’ 사육 마을로 지정하는 등 ‘동경개’를 대중에게 알리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 MBC 신비한TV서프라이즈)

그리고 2010년 ‘동경개’ 역사상 큰 획이 그어지게 된다. 그것은 바로 ‘동경개’가 ‘진돗개’, ‘삽살개’, ‘풍산개’에 이어 ‘한국 토종견 제4호’로 공인받게 된 것이다. 이제 명실상부 ‘동경개’는 ‘토종견’으로서 귀한 몸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경개’의 우수성이 재조명되기 시작하면서 사냥견과 화재 경보견 등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주시는 ‘동경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